우리가 인문학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이유
#AI #인문학
AI 대전성기, 더욱 빛나야만 하는 인문학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가 온다는 두려움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수많은 담론 중에서 급기야 AI가 인간의 정신도 대신하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AI의 발전으로 생활이 편리해지고 AI가 새로운 기회를 열어 줄 것으로 생각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인간을 대신하는 AI로 인해 자신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 걱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수많은 일들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고 있기도 하니까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 역사상 사회와 시대의 변화에는 개인에게 위기와 기회는 늘 같이 오는 것이 상례였다는 사실이다. 오늘은 AI 전성시대, 인간의 생존을 위해 직장인을 떠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인문학을 학습해야 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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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호 교수
現 덕성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Friedrich-Schiller-Universitate jena in Deutschland, 박사 서울대학교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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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 : AI의 시대, 인문학을 '더' 배워야 하는 이유 |
✅ 1. 언어는 사회와 문화를 보여주는 수단이다
✅ 2. 경제현상을 이해하는 눈, 인문학
✅ 3. AI의 역할, 그리고 인간의 역할 |
'어차피 AI가 다 대체할 건데...' AI의 등장과 발전은 공학 기술 분야와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보인다. 현재 AI 반도체 산업에서 압도적인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가속기 점유율의 97% 이상을 차지하며, SK하이닉스와 TSMC 등과 함께 자체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삼성과 인텔도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기술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파파고, DeepL 등 다양한 번역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고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ChatGPT 또한 수준 높은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문학의 중요 영역인 어문학의 경우 최근 통·번역을 해주는 AI의 활용으로 어문학이 굳이 필요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 첨단 기술에 인문학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기업들도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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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제, 행정은 진화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단견일 뿐이다. 자유주의 시장경제학자 하이에크는 <정치사상에서 언어 혼란>(1968)이라는 논문에서 인간의 언어 표현은 인간의 의지와 가치를 담은 수단이며 인간의 정신과 가치가 언어 속에 반영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경제학 이론인 감각적 질서(sensory order)에서는 인간은 정리되지 않은, 혼란스럽게 보이는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을 정리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이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법률과 경제, 사회, 행정, 복지 등 사회 속에서 매일 경험하고 마주치는 것들은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실험하면서 얻게 되는 인문학적 통찰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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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문화와 사회의 망원경이다.
어문학은 AI가 대신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서만 언어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인간의 언어는 단지 어휘와 문법의 조합이 아니라 인류와 함께 발생해서 인간의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는 인간 정체성의 매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내면적 감성과 창의성을 발현하는 수단으로 언어가 존재한다. 결국 인간만이 가지는 문화의 모습과 그 변화를 볼 수 있게 만드는 것 또한 언어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타인을 이해하고, 다른 작은 문화와 거대한 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어문학은 필수적이며 번역만으로는 이러한 본질을 깨달을 수 없다.
즉 AI는 인간의 속성을 모방할 뿐 인간의 속성을 그대로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인간의 경험과 감정도 AI가 대체할 순 없다. 어문학과 인문학은 이런 점에서 AI가 온전히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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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근원
경제학도 당연히 인문학과 깊이 있게 연관된다. 사실 경제학이 인문학과 연관되는 것은 경제학의 출발에서부터 알 수 있다.
<국부론>의 저자 아담 스미스은 원래 <도덕 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1759)을 연구한 인문학자였다. 공동 초지의 무분별한 사용이 공유지 자체를 파괴한다는 <공유지의 비극>을 주장한 생태학자 가렛 하딘은 시장의 자율 조절 시스템인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한 아담 스미스를 이론적으로는 인공두뇌학 혹은 최근의 용어로는 AI의 주장차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그의 논리를 따른다면 인문학 역시 현대 AI와 긴밀히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경제학의 기본 모델인 호모 에코노미쿠스(라틴어로 Homo Oeconomicus 모델)의 인간 (경제활동 인간) 모델 역시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와 직결되어 있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인간의 조건(conditio humana)에 대한 연구를 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인간이 어떤 본성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인간이라 하면 어떤 본원적 특성이 있어야 하는지를 다각도로 연구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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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경제 전망을 할 수 없는 이유
인간의 특성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는 경제 영역에서도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AI는 현대사회의 경제 현상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 시대의 경제는 과거 신고전주의 학파나 케인즈주의 등 개인은 합리적이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논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를 움직이는 요인 또한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이를 이해하고 예측하려면 인간의 다양한 시각과 가치 형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전문가라도 경제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문학에 대한 연구는 경제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다양한 시각과 가치, 감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인간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현대사회에서 정부의 다양한 경제 관련 정책에도 인간에 대한 심층적인 인문학적 이해는 시장 실패를 줄일 수 있고, 기업의 측면에서는 의사결정에 있어 실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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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인문학자 빌헬름 폰 훔볼트(1767-1835)는 훌륭한 인간이라면 무슨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지 연구하며 언어 능력도 그 중 하나이고 자신을 인식하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위와 같은 능력이 사회와 국가,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스스로 느끼고, 인식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자율적 인간의 이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인간은 AI가 될 수 없으며 대체할 수도 없을 것이다.
현대 AI의 발전 목표와 기준은 다른 것이 아닌 어쩌면 이런 인간의 조건에 둬야 할 것이다. AI는 근본적으로 인간과 같을 수 없다. 하지만 AI가 인간을 도와주는 사회의 발전을 돕는 존재가 될 수도 있으며, 아니면 인간과 사회에 해가 되는 기계가 될 수 있다. 그 기준은 인간의 본성과 조건의 연구에 달려 있다.
인간이 자신을 스스로 인간으로 느끼는 지점에서, 혹은 인간의 감성이 작동하는 지점에서 인간과 AI는 구별된다. AI의 발전은 인간의 이런 본원적 속성에 대한 분석에 달려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인간의 인식 능력과 감성의 능력 역시 개선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업무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AI 덕분에 일의 효율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고, 복잡한 업무도 더 간단해졌다.
AI는 인간의 보조자이자 인간성 완성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 AI가 추구하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인문학은 이런 점에서 AI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어쩌면 미래 직업인으로서의 생존과 인문학 연구의 당위성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글 / 덕성여자대학교 조우호 교수
정리 / 이노핏파트너스 마케팅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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